이재명 대통령 취임사에 담긴 5년 국정 청사진, 그 의미를 읽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사에 담긴 5년 국정 청사진, 그 의미를 읽다
2025년 6월 4일, 대한민국의 새로운 대통령 이재명이 여의도 국회의사당 중앙 홀에서 제 21대 대통령으로서의 첫 취임 연설을 가졌다. 이번 연설은 단순한 인사말을 넘어, 향후 5년간의 국정 방향을 제시하는 실질적인 청사진이었다.무려 A4 용지 11장 분량에 6,000자에 달하는 이 취임 사는 ‘국민’ 을 중심에 둔 정치 철학이 오롯이 드러났다.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가 ‘국민’(42회)이라는 점은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연설문 제목도 ‘취임 선서 후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었고, 국립서울현충원에 남긴 방명록에도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 국민과 함께 만들겠습니다” 라는 다짐이 담겼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국민 주권 정부’ 를 표방해왔고, 이번 연설을 통해 그 철학이 단지 수사적 표현이 아닌 국정의 출발점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취임식이 아닌 ‘임명식’ 으로 공식 행사를 명명한 점도 대통령이 국민에 의해 임명된 존재임을 강조한 상징적 조치다.
연설에서 두 번째로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성장’(21회)과 ‘경제’(12회)였다.
그는 “성장과 분배는 모순 관계가 아니라 보완 관계” 라고 밝히며, 공정한 성장을 통해 경제적 정의와 사회적 포용을 함께 이루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수도권 집중 완화, 지역 균형 발전, 공정 사회 구축 등 구체적 성장 전략도 제시되었다.
또한,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과 국내 민주주의의 회복 과제를 동시에 언급한 대목도 주목할 만하다. ‘평화’(10회), ‘민주주의’(9회), ‘위기’(8회)라는 단어가 잦게 등장하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국제적 영향력과 12·3 계엄 사태 이후 흔들린 민주 질서를 재 정립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묻어났다.
이 대통령은 ‘통합’(5회)과 ‘대화·소통’(각 3회)도 강조했다. 그는 “이제 진보의 문제도, 보수의 문제도 없다. 오직 국민의 문제만 있을 뿐”이라며, 국민 편가르기를 지양하고 실용과 유연성을 바탕으로 모두를 포용하는 정부를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통합은 유능의 지표이며, 분열은 무능의 결과”라는 말은 향후 국정 운영의 핵심 방향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대목이다.
민생 문제도 이번 연설의 핵심 축이었다. 경제위기 속에서 벼랑 끝에 몰린 국민들의 삶을 되살리겠다는 의지를 다지며, 실제로 당일 저녁부터 실무자와 함께 즉각 실행 가능한 경제정책 점검에 나서겠다는 점은 단순한 선언을 넘어 실천 중심의 정치를 예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취임사는 단어 하나하나에 정치적 철학과 국정 운영의 우선순위가 뚜렷이 드러난 메시지였다. 정치권이 이를 단순히 말 잔치로 치부하지 않고, 실제 정책과 협치로 이어가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