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트럼프 첫 통화, '조용한 미국'이 보여준 묘한 신호
안녕하세요.
오늘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던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전화 통화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통화 자체보다 더 흥미로웠던 것은, 미국 측의 침묵이었습니다.
이재명-트럼프, 20분간의 첫 상견례
한국시간으로 6월 6일 밤 10시,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취임 후 첫 통화를 가졌습니다.
통화는 약 20분간 진행됐고, 한미동맹의 미래 방향과 관세 이슈, 상호 초청 등의 이야기가 오갔다고 대통령실은 밝혔습니다.
이례적인 건, 한국 대통령실이 신속하게 통화 내용을 발표한 데 반해, 미국 백악관이나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그 어떤 공식 언급도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왜 조용한가? 트럼프 특유의 스타일 vs 전략적 침묵?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왜 이 통화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을까요?
첫 번째 가능성은 트럼프식 외교 스타일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통적인 외교 프로토콜보다 자신의 SNS(트루스소셜)를 통해 직접 메시지를 발신하는 데 익숙합니다. 실제로 그는 푸틴 대통령, 시진핑 주석과의 통화는 자신의 SNS에 게시했지만, 백악관은 보도자료조차 내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도 그저 ‘말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점과 배경을 고려하면 그 이상의 메시지를 품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한국이 너무 앞서간 것일까?”
이번 통화는 이재명 대통령 취임 사흘 만에 이뤄졌습니다. 역대 대통령들과 비교하면 다소 느린 편입니다.
윤석열, 문재인, 이명박, 노무현 전 대통령은 모두 취임 또는 당선 당일에 미국 대통령과 통화했습니다.
이 시점에서 주목할 점은 한국 측의 적극적인 외교 제스처에 비해, 미국이 아직 ‘속도를 내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 배경에는 두 가지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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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안이 너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연준의 금리 문제, 대중국 무역 협상, 국내 정치적 압박 등으로 하루에도 수차례 SNS 게시글을 올릴 정도로 바쁜 상황입니다. 이재명 대통령과의 통화가 그다지 긴급한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했을 수 있습니다. -
정치적 셈법.
한미 간 관세 문제와 무역 협상이 논의됐다고 하는데, 이 민감한 주제를 공식화하지 않기 위해 발표를 미룬 것일 수도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과 관세를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는 인물입니다. 따라서 너무 이른 발표는 오히려 자신의 입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봤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과거와 다른 한미 관계의 결
바이든 전임 정부 시절만 해도 한미 정상 간 통화는 즉각 보도자료가 배포되고, 동맹 강화 메시지가 반복됐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2기 정부의 기조는 상당히 달라 보입니다. 외교적 형식보다는 실리를 중시하고, 언론 플레이보다는 SNS를 통한 직접 메시지를 선호하죠.
이러한 변화는 앞으로의 한미 관계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한국이 선제적으로 메시지를 발표하고 미국이 반응하지 않는 구조는 외교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양측의 온도 차는 단순한 통신 지연이 아니라, 관계의 본질을 반영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통화 내용, 그 이상의 의미
이번 통화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재명 대통령 축하 인사, 한미 관세 협상, 방미 초청, 암살 위협 경험 공유, 골프 회동 제안까지 다양한 주제가 오갔다고 합니다.
내용 자체는 다정하고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미국이 이를 공식화하지 않는 이상, 국제 사회에서의 해석은 일방적인 발표로 끝날 수 있습니다.
외교는 항상 양측의 ‘동시적 움직임’이 있어야 의미가 더해지기 때문입니다.
결론: 조용한 미국, 기다리는 한국
이재명-트럼프 첫 통화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만, 이후 흐름이 더 중요합니다.
한국은 빠르게 메시지를 내놓으며 협력 의지를 강조했지만, 미국은 여전히 조용합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특유의 스타일이자, 동시에 **‘기다림의 외교’**가 필요하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지금은 미국의 다음 메시지를 기다릴 때입니다.
그리고 한국 정부는 이번 통화가 정치적 이벤트에 그치지 않도록, 실질적 협력 과제로 이어지도록 신중하게 조율해 나가야 할 시점입니다.
#이재명-트럼프 #한.미관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