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트럼프 첫 대면, G7 무대는 협상의 장인가 무역전쟁의 전초전인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 집권 후 처음으로 주요 7개국(G7) 정상 회의에 등장했습니다. 지난 15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그는 "우리는 몇몇 새로운 무역 합의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고 발언하며, G7 정상 회의가 국제 협력의 장이 아니라 '양자 무역 협상의 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이 말은 단순한 외교 수사가 아닙니다. 무역 합의를 맺지 못하는 국가에는 '관세율이 명시된 서한'이 날아갈 수 있다는 경고였습니다.

다자외교 무대, 다시 '미국 vs 세계' 로 갈라지나?

이번 회의는 단순한 외교 이벤트가 아닙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8년 G7 회의에서 '미국 대 G6' 구도를 만들어낸 이후 7년 만에 다시 돌아온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트럼프는 첫 임기에서 보호무역주의를 전면에 내세우며 철강, 알루미늄 등 주요 품목에 대한 관세를 부과했고, 당시 유럽 및 캐나다 정상들과 정면충돌했습니다.

당시를 기억하는 이라면, 2018년 캐나다 퀘벡에서 열린 G7 정상 회의 장면이 머릿속에 생생할 것입니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 캐나다의 트뤼도 총리가 한 테이블에 앉은 트럼프를 심각하게 응시하던 바로 그 사진 말이죠. 그 사진은 상징적이었습니다. '미국 우선 주의'가 글로벌 협력의 상징이던 G7을 어떻게 흔들어 놓았는지를 보여주는 역사적 장면이었죠.

그리고 2025년, 트럼프는 또다시 그 무대 위에 섰습니다. 바뀐 것은 세계 질서 뿐 아니라 미국의 접근 방식입니다. 이제는 무역 전쟁의 조건을 노골적으로 제시하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 서한을 보낼 것"이라는 식의 언급도 서슴지 않습니다.

G7의 양자 외교 무대화, 그 이면의 전략

이번 정상 회의는 단순한 외교 행사가 아닌 '국익 전쟁터'가 됐습니다. 특히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에서 열린 이번 회의에서는 대부분의 국가들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 을 1순위 의제로 삼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미국이 무역 합의의 명분으로 들고 나오는 것은 바로 상호 관세 유예 시한입니다. 다음 달 8일이면 유예가 종료되는데, 이를 연장하거나 개편 할 지를 두고 각국이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트럼프의 태도는 단호합니다. 양보는 없고, 합의가 없으면 일방적 조치가 있을 뿐입니다.

캐나다의 피터 뵘 상원의원은 로이터 통신에 "많은 국가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대화하길 원한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이번 회의가 더 이상 '다자외교의 협력장' 이 아닌 '일대일 국익 협상'의 장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이재명 대통령, 트럼프와 첫 대면…전략은?

이번 회의에는 특별히 이재명 대통령도 옵서버 자격으로 참석하고 있습니다. 취임 후 불과 12일 만에 첫 해외 방문 길에 오른 그는 G7 무대에서 트럼프와 첫 공식 대면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상호 관세 유예 연장을 직접 언급하는 것은 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왜 일까요? 트럼프는 유예 연장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고, 첫 대면부터 이를 꺼낼 경우 협상 분위기를 경직 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신 한국은 미국이 관심을 보이는 LNG 투자, 조선업 협력, 비관세 장벽 해소 등의 분야에서 '기여 의지' 를 강조하며 우회적으로 관세 부담 완화를 요구할 전략입니다.

한 고위 관계자의 말처럼, "구체적인 리스트나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미 기여 방안은 이미 큰 틀이 마련돼 있다"고 하니, 이번 정상 회의에서 한국의 전략적 협상력도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공동성명은 사라지고 '요약문'만 남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G7 정상 회의도 지난 2018년처럼 공동성명이 발표되지 않을 예정이라는 점입니다. 트럼프 1기 때와 마찬가지로, 각국의 입장 차가 너무 커 합의문을 도출하기 어렵다는 판단입니다. 그 대신 의장국 캐나다가 회의 내용을 정리한 '의장 요약문(Chair Summary)' 형태로 발표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이는 사실상 G7의 상징이었던 '공동의 결의'가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징후입니다. G7이라는 이름 아래 모였지만, 각국은 이제 미국이라는 슈퍼 파워와 '1:1 협상' 을 벌여야 하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셈이죠.

G7의 미래는 어디로?

국제사회는 지금 '협력'보다 '자국 우선'이 강조되는 시대를 다시 맞이하고 있습니다. G7이라는 이름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그 안의 풍경은 과거와 사뭇 다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 등장은 글로벌 외교 질서를 뒤흔들 수 있는 변수이며, 그 여파는 무역 뿐 아니라 안보, 기후, 기술 협력 등 다양한 분야로 번질 수 있습니다.

이번 회의에서 트럼프는 다시 한번 자신이 세계 무대의 중심임을 입증하려 하고 있습니다. 각국은 그 파장 속에서 자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외교전을 벌이고 있고요. 이 치열한 외교의 한복판에서, 한국의 외교 전략이 어떤 성과를 낼지도 지켜볼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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