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금 관세’ 논란에 “금에는 안 매긴다” 깜짝 선언
최근 미국 세무 당국이 금괴에도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글로벌 금 시장이 요동쳤습니다. 하지만 불과 며칠 만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금에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상황은 급반전했습니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세율 변경을 넘어, 국제 무역과 금융시장의 미묘한 정치적 셈법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 미국 세무 당국의 ‘금괴 관세’ 결정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8일,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이 7월 31일 자 통관 결정서에서 1kg 금괴와 100온스(약 3.1kg) 금괴를 관세 부과 대상으로 분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사실상 금괴 수입에도 세금을 매기겠다는 뜻으로, 귀금속 시장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졌습니다.
특히 금은 전통적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무역 분쟁의 직접적인 타깃이 되는 경우가 드물었기에, 이번 발표는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충격을 안겼습니다. 그 여파로 국제 금 선물 가격은 폭등했고, 재고 확보를 위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습니다.
■ 트럼프의 SNS 한 줄 선언
그러나 8월 11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 플랫폼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단 한 줄짜리 성명을 올렸습니다.
“금에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을 것(Gold will not be Tariffed!)”
이 짧은 메시지는 곧바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하루 전만 해도 금값은 CBP의 결정으로 인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었지만, 트럼프의 발언 이후 시장은 조정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발언은 ‘대통령이 직접 세무 당국의 결정을 뒤집은’ 사례로도 해석되며, 미국 무역 정책 결정 과정의 유연성과 정치성을 동시에 드러냈습니다.
■ 스위스를 겨냥한 조치?
일부 외신들은 이번 금 관세 논란이 세계 최대 금 정제 국가인 스위스를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스위스는 매년 전 세계 금괴의 약 60~70%를 정제해 각국으로 수출하는 ‘금 산업의 허브’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31일 카린 켈러주터 스위스 대통령과의 통화 이후, 스위스가 미국과의 상품수지 불균형 해소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았다며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그리고 몇 시간 뒤, 스위스산 일부 수입품의 관세율을 31%에서 39%로 전격 인상했습니다.
켈러주터 대통령은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8월 6일 워싱턴DC를 급히 찾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지도 못한 채 빈손으로 귀국했습니다. 이 일련의 상황은 금괴 관세 조치 역시 스위스를 압박하는 수단일 수 있다는 관측을 뒷받침합니다.
■ 시장의 반응과 정치적 셈법
금은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가격이 오르는 자산입니다. 이번 관세 논란으로 금값이 사상 최고치까지 치솟자,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가격을 올려 스위스 경제에 타격을 주려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관세 철회’ 선언은 또 다른 계산이 깔려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 국내 금 투자자 및 금융업계의 반발을 달래기 위한 조치
- 인플레이션 압박 완화를 위한 시장 안정화 시도
- 스위스와의 추가 협상 여지를 남겨두는 전략
등이 거론됩니다.
■ 이번 사건이 남긴 의미
이번 ‘금 관세’ 해프닝은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 대통령의 직접 개입 가능성
미국에서 세무 당국의 결정이라도 대통령의 한 마디로 뒤집힐 수 있다는 점이 다시 한번 확인됐습니다. - 무역 정책의 정치화
관세 정책이 경제 논리뿐 아니라 외교 협상,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 글로벌 시장의 민감성
금처럼 안정적인 자산도 정책 변수에 따라 하루아침에 가격이 요동칠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 향후 전망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선언으로 당장은 금 시장의 긴장이 다소 완화됐지만, 언제든 정책이 바뀔 수 있다는 불확실성은 여전합니다. 특히 미국과 스위스 간의 무역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금괴를 둘러싼 새로운 규제나 비관세 장벽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한, 미국 대선과 국제 정치 상황에 따라 ‘금’이 다시 협상 카드로 등장할 수 있으며, 이는 전 세계 금융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줄 것입니다.
미국 세무 당국의 금 관세 결정 → 글로벌 금값 폭등 →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 철회 선언.
이번 사건은 한 국가의 무역 정책이 얼마나 빠르게 변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국제 시장에 얼마나 큰 파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향후 금 시장의 향방은 단순한 수급 논리가 아닌, 국제 정치의 흐름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입니다.
